최근 탈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맥주효모', '비오틴' 등을 원료로 한 식품들이 건강기능식품처럼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제품들이 ‘모발 건강 개선’, ‘탈모 예방’ 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들 제품의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한국소비자원'은 2024년 12월 '모발 건강 표방 식품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모발 건강'을 표방하는 식품 30개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것입니다. 이번 조사는 일반식품 15개와 건강기능식품 15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맥주효모 및 비오틴 함량, 병원성 세균 오염 여부, 그리고 부당 광고 여부까지 다양한 기준에서 이뤄졌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보고서의 해당 건강 표방 식품 명단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PDF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병원성 세균 검출은 없었지만
우선 소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미생물 안전성 측면에서는 30개 제품 모두 병원성 세균(황색포도상구균, 장출혈성대장균) 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위생은 유지된다는 점에서는 다행이지만,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2. 맥주효모와 비오틴 – 효과는 미지수
맥주효모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효모를 건조한 것으로, 일반 식품 원료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모발 건강과 관련된 과학적 기능성은 인정된 바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흔히 ‘탈모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지만, 이는 과장된 인식일 수 있습니다.
비오틴의 경우, 30개 중 28개 제품에서 검출되었으며, 함량은 1일 섭취 기준치(30㎍)의 10배에서 많게는 350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일반식품에서도 이 기준을 최대 279배 초과한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비오틴은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결핍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과다 섭취에 따른 유의미한 효과도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3. 부적절한 표시와 과장 광고
비오틴을 표시한 26개 제품 중 3개 제품은 실제 함량이 표시된 수치보다 낮아 기준을 위반했습니다. 또한 9개 제품 중 절반은 비오틴의 1일 기준치 비율을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광고 부문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일반식품 15개 중 전부가 ‘탈모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내세워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광고를 하고 있었고, 건강기능식품 15개 역시 사전 심의는 받았으나 온라인 쇼핑몰, 해시태그 등을 통해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4. 식약처의 후속 조치 – 무엇이 바뀔까?
- 사업자 시정 권고: 부적절한 광고 표현과 품질 기준 미달 제품에 대한 개선 요구
- 정부 건의사항: 온라인에서 탈모 관련 광고가 부풀려지지 않도록 관리 강화
- 소비자 정보 제공: 식약처 누리집, 언론 매체를 통해 조사결과 공개
5. 소비자가 알아야 할 3가지 조언
- 맥주효모와 비오틴은 일반 영양소일 뿐, 탈모 치료제로서의 과학적 근거는 부족합니다.
- 영양성분 함량이 높다고 해서 효과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비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 표시된 광고 문구가 지나치게 효과를 강조한다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해야 합니다.
6. '건강'은 광고가 아닌, 과학에서 시작
'탈모 고민 해결'이라는 문구는 소비자의 불안과 기대를 자극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이 실제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기능성을 갖고 있는지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약처의 이번 조사는 단순한 모니터링이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광고보다는 근거 중심의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한국소비자원 ‘모발 건강 표방 식품 안전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2024. 모발 건강 표방 식품 안전실태조사 결과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