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지나고 나면 몰라보게 달라진 자녀의 친구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부럽기도 하고 방학 동안 무얼 했길래 키가 저렇게 컸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키 성장에는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그중 오늘은 성장하면 떠오르는 호르몬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성장 호르몬 (성장, 근육량 증가, 혈당 증가)
성장호르몬은 뇌의 하부에 위치한 뇌하수체에서 분비됩니다. 성장, 발달 및 재생, 치유 등을 담당하는 호르몬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몸에서 분비됩니다. 물론 어른보다는 아이들에게서 분비량이 많습니다.
가장 왕성한 시기는 사춘기로, 유년기에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가 사춘기에 최고로 분비되며, 이 시기에는 키 성장에 가장 중요한 골격근과 장골을 성장시켜 신체의 최종 키를 결정합니다. 키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분비량의 3분의 2가 수면 중(깊은 잠)에 분비되며, 잠든 후 초반에 다량 분비되므로 이 시간은 무조건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중에 깨거나, 얕은 잠을 잘 경우 분비는 줄어듭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숙면을 위한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은 성장호르몬 분비량을 늘리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나머지 3분의 1은 낮동안에 분비됩니다. 아무 때나 나오는 것은 아니고, 운동 후에 분비됩니다. 낮 동안 거의 나오지 않는 어른들과 달리, 다행스럽게도 성장판이 열려있는 어린이의 경우에는 낮에도 분비가 되므로 일주일에 3~4일, 회당 30분 이상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한다면 충분히 성장호르몬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합성에도 관여하여 근육량을 늘려주는 성장호르몬은 땀을 흘리며 운동하면 분비되고 이는 또 근육량도 늘려주는 선순환을 일으키니 아이들을 신나게 놀게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여 혈당을 상승시킵니다. 혈당을 상승시켜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도록 합니다. 이는 인슐린과 반대 작용입니다.
2. 인슐린-유사 성장인자 1 ( IGF-1)
IGF-1은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성장호르몬에 의해서 분비되며 조직에서 직접적으로 세포분열에 관여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성장, 발달에 직접적 관여는 성장호르몬보다는 인슐린-유사 성장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장호르몬에 의해서 분비되기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많아야 인슐린-유사 성장인자도 많이 분비됩니다.
3. 인슐린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액 속의 포도당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면 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상승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혈당이 상승하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포도당을 세포 내로 이동시켜 혈당을 유지합니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입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혈당유지에 실패하여 당뇨병이 발생합니다.
이 호르몬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성장호르몬과 반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 반대 성향인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과다한 당분 섭취는 어린이들에게는 오히려 성장을 억제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
사춘기가 되면 생식선(남자-고환, 여자-난소)에서 성호르몬이 분비되어 2차 성징이 시작됩니다. 성호르몬은 남자를 남자답게 여자를 여자답게 만드는 호르몬으로 신체 변화를 이끕니다. 이 호르몬이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뼈성장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즉, 사춘기 이전까지 성장호르몬, 인슐린-유사인자등에 의해 키 성장이 이루어졌다면, 사춘기부터는 추가로 성호르몬까지 분비되어 뼈를 형성하여 길이성장에 기여하므로 사춘기에 급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다만, 성호르몬은 성장판 자체에서 당장 뼈 길이를 매우 커지게 하는 역할은 하지만 어느 정도 사춘기가 진행되면 동시에 성장판을 석회화시켜 최종적으로 성장판을 닫게 합니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성조숙증의 경우 초반에는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큰 듯하나 사춘기도 빨리 끝나기 때문에 최종키는 오히려 또래보다 작아질 수 있으니 성조숙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체지방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늘리기 때문에 비만한 경우 성조숙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성장기 어린이가 비만한 경우에는 운동 및 식습관 관리등을 통하여 체중을 조절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성장, 특히 키 성장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모든 호르몬은 독단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호르몬들끼리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므로 어느 한 호르몬만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호르몬의 역할을 이해하고 성장에 필요한 내용을 참고하여 아이들 키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키 크는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